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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 지 사 항 ♣
 
2009. 03. 02 (22:37)
제목다시, 설레는 봄날을 꿈꾸며--(차와문화 2009 3/4 : 졸고)
작성자차천지 조회 : 2458









<원고 원문>


요란한 굴삭기 소리에 땅속 깊이 뿌리 내린 차나무가 쓰러진다. 동네 어르신 한분이 차밭을
갈아 엎는 모습을 바라보는 이 겨울의 한가운데 섬진강은 꽁꽁 얼어붙었다. 저 강물이
그리움처럼 풀리고 다시 찾아오는 봄날이 되어도 어르신의 차밭은 이제 연둣빛 그 아름다운
찻잎의 향연을 볼 수없으리라.





산골 마을의 겨울해는 짧아 어둠이 찾아오기전 아궁이에 군불을 지핀다. 잉걸불을 화로에
담아 따뜻한 방안에서 돈차 굽고 무쇠주전자에 차가 끓어 오르는 겨울밤은 행복하다.
지금은 겨울의 한 복판이다. 우리 차산업의 현장도 꽁꽁 얼어붙은 빙판위를 차가운 삭풍
맞으며 힘겹게 걷고 있다.



그렇지만 차나무는 유난히 긴 가뭄과 영하의 날씨에도 뿌리를 땅속 더 깊이 내리며 봄날을
기다리고 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 은빛의 솜털을 안고 솟아나 연둣빛 싱그러움으로
우리에게 가슴설레는 희망을 안겨주리라.



농사꾼에게 있어 겨울은 다시 올 봄날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차관련 학술 심포지움, 군에서
개설한 녹차생산자 아카데미 등에서 강의를 들으며 공부도하고 한해의 농사계획을 세우며
봄날을 기다린다.



동네 어르신이 차밭을 정리한 이유는 봄이와도 찻잎을 내다 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의 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있는가? 필자의 경우 농약파동이
오기전부터 티백생산을 중단하고 이른봄의 첫물차는 녹차를 만들고 5월 중순에서
10월초순까지는 여러 종류의 발효차를 만들어 제품을 다양화했다. 발효차를 처음
만들면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으나 이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 지난 여름과 가을에
만든 발효차들의 재고가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는 부분발효차의 제다방법을 좀더 보완하여 품질을 높일계획이다. 부분발효차인
청차는 발효정도가 8 - 70 퍼센트 정도로 발효의 폭이 넓은 만큼 다양한 종류의 차들이
있고, 그들 모두 색, 향, 맛이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어 청차를 즐기는 이들에게
오감을 열어주고 많은 기쁨을 안겨준다. 대홍포, 철라한, 백계관, 수금귀, 육계, 철관음,
동방미인, 문산포종, 동정오룡 등은 이름만으로도 이미 차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
익숙하게 자리잡은 청차이다. 안타깝게도 이 차들 중에 우리나라 찻잎으로 만든
우리의 청차는 하나도 없다.



차나무의 품종, 자라는 기후, 토양 등이 중국과는 모두 다르지만 우리 땅에서 자란
찻잎으로 청차를 만들면 우리만의 독특한 색, 향, 미를 가진 부분발효차가 되지 않을까?
여러번의 실험제다를 통해서 이미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았다. 발효차를 만들어 보면
찻잎은 신비한 매력덩어리란 것을 알게 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뿜어내는 향과 색이
다르게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 깊이를 알 수없는 차의 세계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무이암차의 암운(암골화향:岩骨花香), 철관음의 맑고 진한 관음운(觀音韻), 백호오룡
(白毫烏龍/동방미인)의 천연과향과는 다르면서도 발효정도에 따라 각각의 독특한 향과
맛을 내는 우리만의 특색있는 한국형 부분발효차를 만들어서 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다양화 시킨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녹차는 만들어 그해에 다 소비하지 못하면 재고가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기계로 채다하여
대형 제다공장에 내다 팔던 여름과 초가을의 찻잎들이 이제는 갈데가 없다. 풍부한
일조량으로 찻잎의 폴리페놀 성분이 높은 시기의 이 찻잎으로 각종 후발효차를 만들면
재고의 부담도 덜 수 있고 농가의 수익성도 높일 수 있다. 필자는 이미 그 가능성을 느끼고
있다. 지난 여름과 가을에 만든 후발효차는 꾸준한 주문으로 인하여 재고 얼마 남지 않은
상태이다.



천년이 넘는 아주 긴 역사을 갖고 있는 돈차(떡차)는 일제 강점기 이후 그 흔적이 거의
사라졌다가 요즈음 다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우리의 대표적인 발효차이다. 돈차는
만들어 보관을 잘하면 시간이 흐를 수록 발효가 진행되어 그 맛이 좋아진다. 만든지
3년된 돈차를 겨울동안 끓여 마셔보니 그 맑고 고운 탕색과 부드러운 감칠맛은 앞으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그리고 우리 발효차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에도 충분했다.




필자의 경우 이곳 지리산 일대에서 오래전부터 만들어 오던 우리 발효차인 "잭살"을
둥굴게 긴압한 덩이차의 반응이 상당이 좋다. 몇년전 덩이차를 처음 만들면서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 우리 차문화사에 덩이차의 기록은 있으나 자세한 제다방법에 대한 자료가
없고 긴압차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도 교육을 해주는 곳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어려움이 많았다. 중국의 보이차 제다 관련 서적과 인터넷에 있는 자료들을 찾아가면서
혼자 부디치며 해결 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아직 우리의 덩이차는 걸음마 단계이다.
이제 시작이므로 그 발전가능성이 높다하겠다.



후발효 덩이차의 경우 만들어서 짧은 기간 숙성후 마실 것인지, 아니면 오랜세월 보관할
지에 따라 그 제다방법을 달리하는 것이 좋다. 필자의 경우 10년, 아니 30년 후를
바라보고 만드는 단차(團茶)는 선발효 과정 없이 솥에서 덖음 살청(殺靑) 후 햇빛에
건조하여 긴압한뒤 보관한다. 잭살을 모차로 하는 "알가차"는 약 60 퍼센트 정도 선발효하여
전기 열풍건조로 마무리하여 긴압한다. 모차를 선발효하여 만든 알가차는 한 3개월 정도
지나면 풋맛이 가시고 마시기에 아무런 부담이 없다.




떡차(돈차), 단차, 알가차 모두 여름과 가을에 걸쳐 만드는 후발효차이다. 필자가
후발효차 만드는 시기를 이야기 하는 이유는 우리 차농가 대부분이 이른봄 녹차를 만들고
나면 여름과 가을에는 티백용 찻잎으로 내다 팔지 않으면 더 이상 차를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여름과 가을에 찻잎을 따서 여러 종류의 후발효차를 만든다면 재고의 부담을
줄이면서 제품을 다양화 할 수있다. 덩어리 형태의 후발효차는 모양, 발효정도, 제다방법을
다르게 하여 각각의 특색있는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이있다.



그리움이 깊어지면 병이 된다고 했던가? 지리산의 봄은 올듯 올듯하면서 기다리는 이의
가슴을 태운다. 행여 오늘은 왔을까? 차밭가의 메마른 매화나무가지에 눈길을 보내지만
황량한 바람만 휩쓸고 지나간다. 끝내 피어나는 첫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어느 순간
돌아보니 툭하고 피어있는 매화! 긴 기다림 끝에 봄이 온 것이다.





우리 발효차 이제 시작이다. 다양한 방법의 실험제다와 연구를 통하여 좋은 발효차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부분발효차와 후발효차를 만들면서 그 가능성을 보았다.
이제 몸은 고달프지만 차향에 젖는 마음은 행복한 시절이 온 것이다.





<다시, 설레는 봄날을 꿈꾸며>





겨우내 모진 추위 이기고


깊은 땅의 기운 안고 오르는 찻잎들 바라보며


차농은 숙연한 마음으로 옷깃여미고


차 덖을 준비한다





섬진강 따라 흐르는 몽환의 꽃향기


지리산의 바람 한자락 속으로 날아와


아찔한 현기증 느끼는 봄날


은빛 솜털 안고 그리움으로 물결지는


따스한 햇살 흐르는 차밭을 바라보며





그래, 마음을 비우고 다시 시작하는 거야


비우고 또 비우고


그렇게 올봄


차를 덖는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은 행복하고 행복한


봄날을 꿈꾸며


한 시절 보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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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설레는 봄날을 꿈꾸며--(차와문화 2009 3/4 : 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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